핵심 요약
보증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섣불리 이사를 가면 세입자의 법적 권리인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잃게 됩니다. 임대차 계약 종료 후 보증금 반환과 주택 인도는 동시이행 관계이므로, 보증금을 받을 때까지 거주하며 이사를 거부할 정당한 권리가 있습니다. 불가피하게 이사를 가야 한다면 반드시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고 등기부등본에 기재된 것을 확인한 후 전입신고를 옮겨야 보증금을 안전하게 회수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 분쟁, 왜 증가하고 있는가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와 다가구주택 경매 증가로 세입자의 보증금 미반환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세사기 피해 신고 건수는 전년 대비 약 23% 증가했으며, 특히 전세가율이 높은 수도권 지역에서 피해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임대인의 재정 악화나 다중 채무로 인해 계약 종료 후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문제는 많은 세입자들이 법적 권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임대인이 나가라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이사를 먼저 나가버린다는 점입니다. 이는 가장 중요한 법적 보호 장치를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입니다. 보증금 회수가 어려워지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이 '섣부른 퇴거'에 있습니다.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의 상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세입자에게 두 가지 강력한 권리를 부여합니다. 첫째는 '대항력'으로, 전입신고와 거주 사실만 유지하면 집이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임차권을 주장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둘째는 '우선변제권'으로, 확정일자를 받아두면 경매 시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권리는 모두 '계속 거주'와 '전입신고 유지'를 전제로 합니다. 보증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사를 나가고 전입신고를 옮기면 대항력이 소멸되며, 우선변제권도 행사할 수 없게 됩니다. 결국 일반 채권자와 동일한 지위로 전락하여 보증금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것입니다.
법원 판례에서도 "임대차 계약 종료 시 보증금 반환과 주택 인도는 동시이행 관계"라고 명확히 판시하고 있습니다. 즉,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세입자는 집을 비워줄 의무가 없습니다. 이는 법적으로 보장된 정당한 권리입니다.

실제 사례: 이사 후 보증금을 못 받은 A씨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던 A씨는 2년 계약 종료 후 보증금 5천만 원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임대인은 "다음 주에 꼭 준다"며 계속 미루었고, A씨는 새 직장 출근 문제로 급하게 이사를 결정했습니다. 임차권등기를 신청하지 않은 채 전입신고를 옮긴 후, 한 달 뒤 해당 주택이 경매에 넘어갔습니다.
A씨는 대항력을 상실한 상태였기 때문에 경매 배당에서 후순위로 밀렸고, 최종적으로 보증금의 30%만 회수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A씨가 이사 전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고 등기부등본에 기재된 것을 확인한 후 이사했다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하여 전액 회수가 가능했을 것입니다.
반면 유사한 상황에서 B씨는 보증금을 받을 때까지 절대 이사를 가지 않았고, 내용증명을 발송한 후 임대인과 협상하여 2개월 뒤 전액을 받아냈습니다. 이처럼 '거주 유지'는 가장 강력한 협상 카드입니다.
보증금을 못 받았을 때 대처 3단계 체크포인트
체크포인트 1: 원칙은 '나가지 않기'
보증금을 받지 못했다면 절대 이사를 가서는 안 됩니다. 임대인이 명도소송을 제기하더라도 보증금 반환 청구와 동시이행 항변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는 법적으로 정당한 권리 행사이며, 불법 점유가 아닙니다. 계속 거주하면서 임대인에게 압박을 가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체크포인트 2: 불가피한 이사 시 '임차권등기명령' 필수
직장 이동, 자녀 학교 문제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이사를 가야 한다면 반드시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야 합니다. 신청 후 약 1~2주 내에 등기가 완료되며, 등기부등본에 '임차권'이 명확히 기재된 것을 확인한 후 이사 및 전입신고를 옮겨야 합니다. 신청만 하고 이사하면 대항력이 소멸되므로 반드시 등기 완료를 확인해야 합니다.
체크포인트 3: 내용증명 → 소송 준비
내용증명은 법적 증거로서 임대인의 채무 불이행 사실을 명확히 기록하는 도구입니다. 계약 종료 후 보증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즉시 내용증명을 발송하여 압박을 가하고, 이후 소송 시 유리한 증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내용증명 발송 후에도 해결되지 않으면 보증금 반환 소송을 진행해야 하며, 승소 판결 후 강제집행을 통해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임차권 보호 강화와 전세보증보험 확대
정부는 세입자 보호를 위해 임차권등기 절차를 간소화하고, 전세보증보험 가입 대상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 중입니다. 2026년부터는 일정 규모 이상의 전세 계약 시 보증보험 가입이 의무화될 전망이며, 보증금 반환 소송의 신속 처리를 위한 특별재판부 운영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도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세입자 스스로 법적 권리를 정확히 알고, 보증금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섣불리 이사를 가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실무적으로 보증금 분쟁을 다루는 법무사들은 "거주만 유지해도 80% 이상 해결된다"고 조언합니다.
보증금을 받기 전에는 절대 나가지 마세요
보증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사를 먼저 나가는 것은 가장 위험한 선택입니다.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상실하면 보증금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원칙은 보증금을 받을 때까지 거주를 유지하는 것이며, 불가피하게 이사를 가야 한다면 반드시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고 등기 완료를 확인한 후 전입신고를 옮겨야 합니다. 내용증명 발송, 법률 상담, 소송 준비 등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세입자 스스로 법적 권리를 정확히 인지하고 행사하는 것이 보증금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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