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이재명 대통령이 발표한 절반 가격 보급형 생리대 정책은 고가 구조를 개선하려는 시도지만, 유통 마진과 제조 원가 구조를 동시에 건드려야 실현 가능합니다. 한국 생리대 시장은 과점 구조와 높은 유통 마진으로 선진국 대비 2배 이상 비싼 가격을 유지해왔습니다. 정부 주도 보급형 제품의 성공 여부는 제조사 참여, 유통 채널 확보, 품질 기준 설정이라는 3가지 관문을 통과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한국 생리대, 왜 이렇게 비쌀까?
한국의 생리대 가격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비싼 편입니다. 동일 제품군을 기준으로 미국보다 평균 30%, 일본보다 50% 이상 높은 가격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원자재 가격 문제가 아닙니다.
시장 구조가 핵심입니다. 유한킴벌리와 P&G 2개 기업이 국내 생리대 시장의 85%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점 구조는 가격 경쟁을 제한하고, 신제품 출시마다 프리미엄 가격을 정당화하는 마케팅으로 이어졌습니다.
유통 마진도 만만치 않습니다. 제조 원가가 30%라면, 도매와 소매를 거치며 최종 소비자 가격은 2.5배에서 3배로 부풀려집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진열 수수료, 온라인 플랫폼의 판매 수수료까지 더해지면 실제 제조 비용과 판매 가격의 괴리는 더욱 커집니다.
절반 가격 정책의 핵심 이슈
이재명 정부의 보급형 생리대 정책은 3가지 방식으로 접근 가능합니다.
첫째, 정부가 직접 제조 또는 위탁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둘째, 기존 제조사에 보조금을 지급해 저가 제품 라인을 출시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셋째, 해외 직구 또는 저가 수입품에 대한 관세와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입니다.
각 방식은 고유한 장애물을 안고 있습니다. 정부 직접 생산은 초기 투자 비용과 품질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합니다. 제조사 협력 방식은 기존 프리미엄 제품 라인의 매출 잠식 우려로 기업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습니다. 수입품 활성화는 국내 제조업 보호와 충돌합니다.
2023년 기준 한국 생리대 시장 규모는 약 4,500억 원입니다. 이 중 프리미엄 제품군이 60% 이상을 차지합니다. 절반 가격 제품이 시장의 30%만 대체해도 기존 기업들의 연간 매출은 800억 원 이상 감소합니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수치입니다.

해외 사례에서 찾는 실마리
영국은 2020년부터 생리대에 붙던 5% 부가세를 완전 폐지했습니다. 이 조치만으로도 소비자 가격은 평균 10% 하락했습니다. 스코틀랜드는 한발 더 나아가 학교와 공공시설에서 무료 생리대를 제공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인도는 저가 생리대 시장을 민간 사회적 기업이 개척했습니다. '제이아스리 인더스트리'는 현지 여성들이 직접 생산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기존 제품 대비 70% 저렴한 가격에 보급했습니다. 품질 논란이 있었지만, 접근성 개선이라는 목표는 달성했습니다.
한국도 과거 유사한 시도가 있었습니다. 2017년 서울시가 '해피박스'라는 이름으로 저가 생리대 보급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예산 부족과 유통망 한계로 1년 만에 중단되었습니다. 정책의 지속 가능성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3가지 체크포인트
1. 제조 원가 투명성 확보 정부가 주도하려면 먼저 제조 원가를 공개해야 합니다. 원자재, 가공, 포장, 물류 비용을 단계별로 분해해 실제 절반 가격이 가능한지 검증이 필요합니다. 현재 국내 제조사들은 원가 공개를 거부하고 있어 정확한 분석이 어렵습니다.
2. 품질 기준의 명확한 설정 저가 제품이 '저품질'로 인식되면 정책은 실패합니다. 흡수력, 피부 자극 테스트, 화학물질 검출 기준을 식약처 인증 수준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가격을 낮추되 안전성은 타협하지 않는 전략이 핵심입니다.
3. 유통 채널의 다각화 대형마트나 온라인 플랫폼에만 의존하면 중간 마진을 피할 수 없습니다. 우체국, 농협, 지역 보건소, 학교 같은 공공 유통망을 활용해야 마진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정부24 앱이나 공공배송 시스템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합니다.

단점과 리스크도 냉정하게 봐야 한다
첫째, 민간 시장 왜곡 가능성입니다. 정부 주도 저가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면 중소 제조사나 친환경 생리대 브랜드는 가격 경쟁력을 잃어 도태될 수 있습니다. 다양성이 줄어드는 부작용입니다.
둘째, 예산 지속성 문제입니다. 연간 수백억 원 규모의 보조금이 필요한데, 정권 교체나 재정 악화 시 사업이 중단될 위험이 큽니다. 장기 재원 확보 계획 없이 시작하면 반짝 정책으로 끝납니다.
셋째, 품질 논란입니다. 절반 가격을 맞추기 위해 원자재나 제조 공정을 축소하면 피부 트러블, 흡수력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 신뢰를 잃으면 정책 자체가 무의해집니다.
대안적 접근법 2가지
세제 혜택과 바우처 지급 직접 제조보다 부가세 면제, 소득 하위 계층 대상 생리대 바우처 지급이 더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기존 시장 구조를 크게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실질적 가격 인하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행정 비용도 적고 즉시 시행 가능합니다.
중소기업 육성 및 경쟁 촉진 정부가 중소 생리대 제조사를 지원해 시장 진입을 돕는 방식입니다. 과점 구조를 깨고 경쟁을 유도하면 자연스럽게 가격이 내려갑니다. 친환경, 유기농 등 틈새 시장 브랜드에 인증 지원과 판로 개척을 돕는 것도 방법입니다.

정책 실험의 분기점
절반 가격 보급형 생리대는 실현 가능한 정책입니다. 단, 단순히 가격만 낮추는 게 아니라 시장 구조 전체를 재설계해야 합니다. 제조 원가 공개, 유통 마진 축소, 공공 유통망 구축이 세트로 진행되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2026년 하반기부터 시범 사업이 예정되어 있다면, 첫 6개월은 소규모 테스트로 시작해야 합니다. 특정 지역이나 연령대를 대상으로 품질과 가격, 소비자 반응을 모니터링한 뒤 전국 확대를 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성공하려면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입니다. 적대적 관계보다는 상생 모델을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정부가 보급형 제품 원자재 구매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기업은 저마진으로 제조·유통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기업 참여 유인과 소비자 혜택을 동시에 잡을 수 있습니다.
결론: 가격 혁신은 구조 혁신에서 시작된다
절반 가격 생리대는 불가능한 목표가 아닙니다. 문제는 누가, 어떻게, 얼마나 지속적으로 추진하느냐입니다. 가격 인하는 시장 구조, 유통 채널, 품질 기준이라는 3대 축을 동시에 건드려야만 실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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