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의사와 무관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피하기 위해 사전에 의향서를 작성하는 사람이 약 330만 명에 육박했다.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8년 만에 누적 등록자가 급증하면서,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본인이 미리 정하는 연명의료, 자기 결정 비율 약 44%로 지속 증가 추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6년 3월 말 기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누적 등록 인원은 약 329만 6천여 명, 연명의료계획서 등록자는 약 19만 3천여 명에 이른다. 연명의료 유보·중단 결정 건수는 제도 시행 이후 약 50만 건을 넘어섰으며, 이 중 환자 스스로 결정한 비율은 약 44%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첫해인 2018년 12월 누적 기준 약 32.7%에 비해 약 10%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치다.
연명의료결정법은 2018년 2월부터 시행됐다. 만 19세 이상 성인이라면 누구나 향후 임종 과정에서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같은 연명의료를 받을지 여부를 미리 밝힐 수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건강할 때 작성하는 것이고, 연명의료계획서는 말기 환자나 임종 과정 환자가 담당 의사와 상의해 작성하는 문서다. 두 문서 모두 본인의 의사를 법적으로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가족이 아닌 본인이 직접 결정하는 존엄한 죽음과 웰다잉
과거에는 환자가 의식이 없거나 의사를 밝히지 못한 상태에서 가족이 대신 연명치료 중단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본인이 미리 의향서를 작성해두는 방식이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제2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2024~2028년)에서 연명의료 중단 자기 결정 존중 비율을 2028년 약 56.2%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자기 결정 비율이 높아진 배경에는 무의미한 연명치료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있다. 회복 가능성이 없는 상태에서 기계적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것보다,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임종을 맞이하는 것이 존엄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실제로 등록자 중 상당수는 "가족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의미 없는 치료로 고통받고 싶지 않다"는 이유를 밝혔다.
전국 등록기관에서 무료로 작성 가능, 약 20일 후 등록 완료 및 법적 효력 발생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전국 등록기관에서만 작성할 수 있다. 보건소, 의료기관, 사회복지시설 등이 여기에 포함되며,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홈페이지에서 가까운 등록기관을 검색할 수 있다. 작성 비용은 무료다. 본인 확인을 위해 신분증을 지참하면 되고, 작성 후 시스템에 등록되면 알림을 받는다. 약 20일 후 등록카드가 우편으로 발송된다.
등록 후에도 언제든 의향서 내용을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다. 본인의 생각이나 상황이 바뀌면 다시 등록기관을 방문해 수정하면 된다. 작성 당시 건강 상태나 나이에 상관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능하므로, 건강할 때 미리 준비하는 것이 권장된다. 임종 과정에 접어든 뒤에는 의사와 상의해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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