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은 권위의 상징?!
어릴 적 동네 어른들은
안경 쓴 사람을 보면
"공부 많이 한 사람"이라 여기곤 했다.
오늘날 안경은 시력 교정
도구이자 패션 아이템이지만,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지식과 권위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20세기 초중반까지만 해도
안경은 누구나 쓸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제작 비용이 비쌌고,
안경점 자체가
대도시에만 드물게 존재했다.
안경을 쓴다는 건 곧
"글을 읽고 공부할 만큼 여유 있는 계층"
이라는 증거였다.
실제로 학자, 의사, 법조인,
고위 관료들이 안경을
착용한 모습이 신문과
사진에 자주 등장했고,
그들의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안경과 결합됐다.
이처럼 안경은 단순한
시력 보조 도구를 넘어,
사회적 신분과 교육 수준을 암시하는 상징이었다.

안경의 지위가 바뀌기 시작한 건
1960~70년대 산업화와
교육 대중화 시기였다.
의무교육이 확대되고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저렴한
안경테와 렌즈가 보급되면서,
안경은 더 이상 특권층만의
물건이 아니게 됐다.
동네마다 안경점이 생겨났고,
학생들 사이에서도
안경 착용률이 급격히 높아졌다.
이 시기부터 안경은
"권위"보다는 "필요"의 영역으로 옮겨갔다.
근시 인구가 늘어나면서
안경은 일상의 필수품이 됐고,
더 이상 "지식인의 상징"이 아니라
"시력이 나쁜 사람이 쓰는 도구"
로 인식이 전환됐다.
하지만 여전히 1980년대까지만 해도
"안경 쓴 아이는 똑똑해 보인다"
는 고정관념이 남아 있었다.

1990년대 들어 안경은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명품 브랜드들이 안경 라인을 출시하고,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이
독특한 디자인의 안경을
패션 포인트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뿔테 안경, 동그란 안경, 투명 안경테 등
다양한 스타일이 등장하며,
안경은 "개성을 표현하는 액세서리"로 자리 잡았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시력이 정상인 사람들도
'패션 안경'을 쓰는 현상이 일반화됐다.
도수 없는 안경을 쓰고 다니는 건
이제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얼굴형에 맞는
안경테를 고르는 법,
안경과 헤어스타일을 조화시키는 팁
같은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안경은 이제 "가리는 도구"가
아니라 "드러내는 도구"가 된 셈이다.

안경 한 켤레에는 과거의 권위,
산업화의 흔적, 패션의 진화,
기술의 발전이 모두 담겨 있다.
오늘날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쓰고 벗는 안경이,
불과 한 세기 전만 해도
누군가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사회적 지위의 증명이었다.
이제 안경은 누구나 자유롭게
선택하고 꾸밀 수 있는 아이템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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