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데뷔한 요루시카는 작사·작곡가 n-buna와 보컬 suis로 구성된 일본 2인조 록 밴드예요. 보컬로이드 프로듀서 출신 n-buna의 문학적 가사와 suis의 투명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음색이 만나 독특한 감성을 만들어내는 팀이죠. 여름이라는 계절을 지독하게 사랑하는 이들의 음악은 이별과 상실을 주제로 하면서도 따스한 멜로디로 감정을 북돋워요.

밴드명에 담긴 감성, '밤밖에'라는 시간
요루시카(ヨルシカ)라는 이름은 첫 EP 《여름풀이 방해를 해》 수록곡 '구름과 유령'의 가사 '夜しかもう眠れずに(이제 밤밖에 잠들지 못하고)'에서 '夜しか(밤밖에)'를 가타카나로 표기한 거예요. 낮에는 잠들 수 없는, 어딘가 외로운 감정이 밴드명 자체에 녹아 있죠. 로고는 달과 달이 마주 보는 형상이며 '6시부터 밤까지'라는 시곗바늘의 의미도 담고 있어요. 데뷔 전부터 컨셉트가 명확했던 셈이에요.
n-buna의 보컬로이드 프로듀서 시절부터 이어온 여름 사랑
요루시카를 이해하려면 n-buna의 이력을 빼놓을 수 없어요. 그는 보컬로이드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이미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인물이에요. 그 시절부터 여름이라는 계절을 집요하게 다뤘고, 요루시카 결성 후에도 그 테마는 일관되게 이어지고 있죠. 아련하면서도 청순한 감정을 북돋우는 따스한 멜로디는 여름 본연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내요.
2019년 유니버설 뮤직 재팬의 메인 레이블 'UNIVERSAL J'로 메이저 데뷔하면서 대중적 인지도도 함께 상승했어요. 하지만 상업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음악적 일관성을 잃지 않은 점이 팬들 사이에서 높이 평가받는 부분이에요.
문학처럼 읽히는 가사, 반복되지 않는 표현력
요루시카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바로 가사예요. 대부분의 앨범이 이별 혹은 사별을 주제로 하지만,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돌려 쓴 구절 하나 찾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표현을 사용해요. 노래 가사라기보다는 시나 소설을 읽는 느낌에 가깝죠. n-buna의 문학적 역량이 드러나는 지점이에요.
예를 들어 '구두의 불꽃', '봄을 고하는 사람', '그저 군청에' 같은 곡들은 각기 다른 상실의 순간을 다루지만, 표현 방식이 완전히 달라요. 청자는 매번 새로운 감정을 마주하게 되죠. 일본어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번역된 가사만 읽어도 그 섬세함이 전달돼요.

suis의 음색, 몰입을 완성하는 보컬
아무리 가사가 좋아도 보컬이 받쳐주지 못하면 무용지물이에요. suis의 목소리는 투명하면서도 호소력이 짙어서 n-buna가 쓴 가사의 감정선을 완벽하게 전달해요. 특히 고음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과 낮은 음역에서 드러나는 깊이가 인상적이에요. 라이브에서도 음원과 거의 동일한 퀄리티를 유지한다는 평이 많아요.
다만 요루시카는 공개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에요. 멤버들의 얼굴이나 사생활은 철저히 비공개로 유지되며, 음악 자체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전략을 취하고 있죠. 이 점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음악에 온전히 몰입하고 싶은 청자에게는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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