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20대 친구들과 약속을 잡으려면 카카오톡보다 인스타그램 DM으로 연락하는 게 더 빠를 때가 많아요. 예전엔 '카톡 안 읽어?' 하던 말이 이젠 '인스타 DM 봤어?'로 바뀌었죠. 단순히 새로운 플랫폼이 유행하는 걸 넘어, 이 현상 속엔 MZ세대와 Z세대의 소통 문화 변화가 엿보입니다.
인스타그램 DM이 더 자유로운 이유
카카오톡은 '공식적인' 느낌을 줍니다. 회사, 학과, 가족 등 다양한 관계가 한 앱 안에 혼재되어 있어 메시지 하나를 보내더라도 신중해지기 쉽습니다. 반면 인스타그램은 '보여주고 싶은 나'를 중심으로 형성된 공간입니다. 스토리를 올리고 게시물에 반응하며 자연스럽게 DM이 이어집니다.
20대는 관계의 '층위'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친한 친구와는 카톡을 쓰지만, 새로 알게 된 사람이나 가볍게 연락하고 싶은 상대에겐 인스타 DM이 부담 없습니다. 전화번호 교환 없이 팔로우만으로 소통이 가능하며, 상대방이 내 프로필과 일상을 미리 볼 수 있어 어색한 자기소개 없이도 대화가 이어집니다.

스토리 기반 소통의 편안함
인스타그램은 스토리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는 문화가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스토리에 대한 반응은 자연스럽게 DM으로 이어집니다. "오 거기 나도 가봤는데 어땠어?" 와 같은 가벼운 대화가 시작되기 용이합니다. 카톡처럼 먼저 말을 걸어야 한다는 부담이 적습니다.
스토리에 하트를 누르거나 짧은 댓글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교류가 가능하며, 더 깊은 대화는 DM으로 이어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단계별 친밀도 조절'은 Z세대에게 매력적입니다. 모든 관계를 한꺼번에 관리해야 하는 카톡보다 유연하기 때문입니다.
카톡은 왜 부담스러워졌을까
카카오톡은 한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메신저이지만, 그만큼 '의무적인' 공간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읽음 표시, 단체 채팅방, 프로필 상태 메시지 등 신경 쓸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읽씹에 대한 부담감이 큽니다. 카톡은 읽음 표시가 바로 나타나 답장을 하지 않으면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면 인스타그램 DM은 읽음 표시가 있지만, '즉답'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덜합니다. 스토리를 보다가 생각나면 답하고, 게시물을 보다가 반응하는 등 비교적 느슨합니다. 20대에게 이러한 '여유'는 중요한 가치입니다. 항상 연결되어 있지만, 자신만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대별 플랫폼 분리 현상
20대가 카톡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닙니다. 부모님, 교수님, 직장 상사 등 '공식적인' 관계에서는 여전히 카톡을 사용합니다. 친구나 새로운 인맥은 인스타 DM으로 관리합니다. 관계의 성격에 따라 플랫폼을 나누는 것이 20대의 전략입니다.
이는 '디지털 공간 분리'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카톡은 '해야 하는 대화', 인스타는 '하고 싶은 대화'의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Z세대는 자신의 일상과 관계를 관리하고 그에 맞는 도구를 선택합니다.

앞으로 이러한 흐름은 가속화될 것입니다. 메타버스, AI 챗봇, 새로운 소셜 플랫폼 등장으로 세대별, 관계별 소통 도구는 더욱 다양해질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왜 이런 선택을 하는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플랫폼 변화가 아닌, 관계 맺기 방식의 변화에 주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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