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계신 어르신이 하루 종일 말 한 마디 나누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녀는 멀리 살고, 친구나 이웃과도 뜸해진 상황에서 극심한 외로움은 단순한 정서 문제를 넘어 노년기 우울증과 인지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생활지원사의 주기적인 방문과 전화 말벗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 주요 대책으로 꼽힌다.

대화 단절 장기화…우울감·인지 저하 위험 증가
독거노인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 중 하나는 대화 상대 부재다. 아침에 눈을 떠도, 식사를 하고 TV를 봐도, 말을 걸 사람이 없는 일상이 반복되면 심리적 고립감이 깊어진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독거 노인 가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가족 돌봄이 닿지 않는 공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서적 고립은 우울증 위험을 높이고, 대화와 자극이 줄어들면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외로움이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니라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 모두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본다. 특히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무기력감과 우울감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활지원사 방문·AI 말벗 서비스 확대
생활지원사는 독거노인의 일상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며 말벗 역할을 겸한다. 주 1~2회 방문해 안부를 묻고, 간단한 생활 지원과 함께 대화 상대가 돼주는 방식이다. 어르신 입장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누군가 찾아온다는 사실만으로도 일상에 리듬이 생긴다.
최근에는 AI 말벗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경기도를 비롯한 여러 지자체에서 도입한 AI 노인말벗서비스는 주 1회 전화를 걸어 일상 대화를 나눈다. "잘 주무셨어요?", "오늘 식사는 하셨나요?" 같은 간단한 안부부터, 이전 대화 내용을 기억해 이어가는 방식으로 대화 상대가 되어준다. 2024년 한 해 동안 6천여 명이 이용했고, 약 15만 건의 통화가 이뤄졌다.
통화가 3회 연속 연결되지 않으면 담당자에게 알려지고, 대화 중 "외롭다", "힘들다" 같은 위험 신호가 감지되면 복지 담당자나 긴급복지 체계로 연계된다. 실제로 식사 지원, 돌봄 서비스 연결 사례가 보고돼 왔다. 경기도사회서비스원 등 관련 기관에서는 이 서비스가 복지 사각지대를 조기에 발견하는 기능도 한다고 설명한다.
대부분 무료 제공…행정복지센터 통해 신청 가능
독거노인 말벗 서비스는 대부분 무료로 제공된다. 신청은 가까운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할 수 있다. 65세 이상 어르신 중 안부 확인이 필요한 경우 대상이 되며, 휴대전화나 집 전화로 모두 이용 가능하다. 생활지원사 방문을 원하는 경우에도 관할 주민센터나 구청 복지과에 문의하면 된다.
다만 AI 전화는 사람 목소리가 아니어서 처음엔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대화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거나 기계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생활지원사 방문은 지역마다 인력이 제한적이어서 대기 기간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정기적인 안부 확인과 대화 상대가 있다는 사실은 어르신의 정서 안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고립 예방 첫 단계…지속적 돌봄 연계 필요
정서적 고립이 지속되면 우울감이 깊어지고, 외부와 단절된 채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말벗 서비스와 생활지원사 방문은 이런 고립을 막는 첫 단계다. 외로움이 지속되거나 일상 활동이 어려워진다면 가족이나 복지 담당자와 함께 돌봄 서비스 연계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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