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으로 하얀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어린 시절의 설렘이 떠오릅니다. 겨울 아침, 출근길 대신 공원으로 향해 눈사람을 만들려 했던 지난주 일요일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런데 막상 눈을 뭉쳐보니 손에서 스르륵 흩어지기만 하더라고요. 어릴 적엔 그렇게 쉽게 만들었던 눈사람인데, 왜 어떤 날은 잘 만들어지고 어떤 날은 불가능할까요? 오늘은 눈사람 만들기의 과학적 비밀을 파헤쳐보겠습니다.

눈사람이 만들어지는 조건, 온도가 핵심
눈사람을 만들 수 있는지 없는지는 대부분 온도에 달려 있습니다. 기온이 영하 1도에서 영상 1도 사이일 때가 눈사람 만들기에 좋은 시기입니다.
이 온도대에서는 눈송이 표면이 살짝 녹으면서 물 분자막이 형성되고, 이 얇은 물막이 접착제 역할을 하며 눈을 단단하게 붙여줍니다.
반대로 영하 10도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면 눈은 완전히 얼어붙은 상태가 됩니다. 이때 눈송이들은 서로 결합할 수 있는 물 분자막이 없어 모래알처럼 흩어지기만 합니다.
아무리 힘을 줘도 뭉쳐지지 않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강원도 산간 지역에서 겨울 캠핑을 갔을 때 영하 15도의 날씨에서 눈사람 만들기에 실패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습도와 눈의 종류가 만드는 차이
온도만큼 중요한 건 습도입니다. 습한 눈은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어 자연스럽게 잘 뭉쳐집니다. 기상청에서 '습설'이라고 부르는 이 눈은 무겁고 밀도가 높아 눈사람 만들기에 최적입니다.
반대로 건조한 날씨에 내리는 '건설'은 가볍고 보송보송해서 스키장에서는 환영받지만 눈사람 만들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눈송이의 크기와 모양도 영향을 미칩니다. 큰 눈송이는 작은 눈송이보다 표면적이 넓어 서로 엉켜 붙기 쉽습니다. 기온이 0도에 가까울수록 큰 눈송이가 만들어지는 경향이 있어, 이런 날씨에 눈사람 만들기가 한층 수월해집니다.

실전 눈사람 만들기, 타이밍과 장소 선택
눈사람을 만들기 가장 좋은 시간대는 눈이 내린 직후 오후 시간대입니다. 이때는 태양 복사열로 인해 기온이 살짝 올라가면서 눈이 적당히 녹아 접착력이 높아집니다. 아침 일찍이나 저녁 늦게는 기온이 다시 떨어져 눈이 얼어붙기 시작하므로 피하는 게 좋습니다.
장소 선택도 중요합니다. 그늘진 곳보다는 햇볕이 적당히 드는 곳이 좋고, 사람들이 많이 밟아 다져진 눈보다는 깨끗하고 신선한 눈이 쌓인 곳을 찾아야 합니다.
눈사람을 오래 보존하는 법
공들여 만든 눈사람을 조금이라도 오래 보고 싶다면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우선 그늘진 곳에 만드는 게 기본입니다. 직사광선이 닿으면 금방 녹아버리니까요.
눈사람 표면에 물을 살짝 뿌려주면 얼음막이 형성되어 햇빛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습니다. 다만 너무 많이 뿌리면 오히려 녹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크기도 중요합니다. 큰 눈사람일수록 내부까지 녹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지름 1미터 정도의 큰 눈사람은 며칠 동안 보존되기도 합니다.
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계속되면 더욱 오래 유지됩니다. 아파트 베란다 그늘진 구석에 작은 눈사람을 만들어두면 실내보다 훨씬 오래 보존할 수 있습니다.

겨울 추억 만들기, 지금이 적기
눈사람 만들기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겨울이 주는 특별한 선물입니다. 스마트폰과 실내 생활에 익숙해진 요즘, 밖으로 나가 자연과 직접 만나는 경험은 더욱 소중합니다.
올겨울 눈 예보가 나오면 주저하지 말고 밖으로 나가보세요. 완벽한 눈사람을 만들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 자체가 겨울의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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