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했던 그 밤거리는 어디로 갔을까
홍콩 여행 사진첩을 넘기다가 문득 멈춰 섰습니다. 형형색색으로 빛나던 네온사인 아래 서 있던 제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그 풍경이 이렇게 빠르게 사라질 줄은요. 2010년 이후 홍콩 정부가 안전 규제를 강화하면서 낡은 네온사인은 대거 철거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홍콩의 상징이었던 네온사인이 어떻게 멸종 위기에 처했는지, 그리고 사라진 그 밤거리가 우리에게 남긴 감정을 살펴봅니다.

몽환적 밤거리의 상실
한때 홍콩 밤거리는 '타락천사'의 한 장면처럼 몽환적이고 이국적이었습니다. 빽빽한 건물 사이로 쏟아지는 한자 간판, 빨강과 노랑이 뒤섞인 네온빛이 도시 전체를 감쌌죠. 그런데 지금 그 풍경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화려함 대신 깔끔함이, 위험 대신 안전이 선택된 결과입니다.
사라진 이유 세 가지
첫째, 2010년부터 옥우서(屋宇署)가 규격 위반·노후 간판에 대해 강력한 철거 명령을 내렸습니다. 태풍이 잦은 홍콩에서 낡은 네온사인은 떨어질 위험이 컸기 때문이죠. 둘째, 에너지 효율 문제입니다. 네온사인은 전력 소모가 크고 유지보수 비용이 비싸 LED로 대체되었습니다. 셋째, 도시 이미지 개선이 목표였습니다. 세련된 국제도시를 만들기 위해 오래된 것들은 정리 대상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잃은 것
네온사인은 단순한 간판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홍콩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이었고, 밤마다 거리를 채우던 감정이었습니다. 안전과 효율을 선택한 대가로 우리는 몽환적인 밤거리를 잃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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