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모님 세대 때 가장 흔한 이름은 무엇이었을까요? 학창시절 같은 반에 영희나 철수가 3명씩 있어서 '큰 영희', '작은 철수'로 부르던 기억, 누구나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이름에는 그 시대가 담겨 있습니다. 부모님이 아이에게 바라는 마음, 당시 유행하던 가치관, 시대적 분위기까지 모두 녹아 있죠.

1940~1950년대생, 순자와 영수의 시대
해방 이후 태어난 세대는 '순자'와 '영수'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여자아이는 순자, 순희, 순옥처럼 '순' 자가 들어간 이름이 흔했고, 남자아이는 영수, 영철, 영호처럼 '영' 자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전쟁의 아픔을 겪은 부모들은 자녀가 순탄하고 영광스러운 삶을 살기를 바랐던 것이죠. 이 시대 이름은 대부분 한자어로, 뜻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1960~1970년대생, 미와 정의 전성기
경제 개발이 한창이던 이 시기에는 '미'와 '정' 돌림자가 유행했습니다. 미숙, 미경, 미선 같은 이름과 정희, 정숙, 정미가 교실마다 서너 명씩 있었죠. 남자아이들은 성호, 민수, 진호처럼 한 글자 이름에서 두 글자로 넘어가는 과도기였습니다. 이 세대부터는 아름다움과 바른 성품을 강조하는 이름이 늘어났습니다.

1980~1990년대생, 개성의 시작
민지, 수진, 지혜처럼 좀 더 세련된 느낌의 이름이 등장한 시기입니다. 남자아이는 준호, 민준, 지훈처럼 '준'과 '지'가 인기였죠. 이 세대부터는 작명소를 찾는 부모가 늘면서 사주와 획수를 고려한 이름이 많아졌습니다. TV 드라마 주인공 이름의 영향도 컸습니다. 같은 이름이 여전히 많았지만, 이전 세대보다는 다양성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대 이후, 서연과 민준의 시대
지금 초등학교에는 서연, 서윤, 지우가 가득합니다. 남자아이는 민준, 서준, 예준처럼 '준' 돌림이 여전히 강세죠. 부드럽고 예쁜 소리를 중시하면서, 성씨와 어울리는 조합을 찾는 것이 트렌드입니다. 한자보다는 순우리말 이름도 늘어나고 있고요. 최근에는 빅데이터 작명 앱도 인기입니다.

이름 하나에도 시대의 흐름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옛날 앨범을 꺼내 부모님 동창회 사진을 보며, 그 시대 가장 흔했던 이름을 찾아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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