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제 아침 루틴은 항상 카페에서 시작돼요. 출근 전 회사 근처 카페에 들러 아이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를 주문하고, 노트북을 펼쳐 하루 일정을 정리하죠. 이게 지난 1년간 제 생활의 시작이었어요. 그런데 여러 나라를 여행하다보니, 같은 '카페에서의 아침'이 얼마나 다른 경험일 수 있는지 실감하게 됐어요.
메뉴판에서 시작되는 문화 차이
한국 카페에 들어서면 메뉴판부터 압도당해요. 제일 위에 있는 아이스아메리카노, 카페라떼는 기본이고, 바닐라 라떼, 헤이즐넛 라떼, 카라멜 마키아또, 돌체 라떼까지. 여기에 시즌 메뉴로 벚꽃 라떼, 흑당 라떼, 쑥 라떼 같은 창의적인 메뉴들이 등장하죠. 음료 크기도 톨, 그란데, 벤티로 세분화되어 있고요.
반면 유럽의 카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같이 차가운 아이스 음료는 드문 편이에요. 대부분이 따뜻한 커피류로 이루어져 있어요.
미국은 또 달라요. 시애틀의 한 카페에서는 펌프킨 스파이스 라떼, 화이트 초콜릿 모카처럼 달콤한 디저트 음료들이 주를 이뤘어요. 사이즈도 다양한 편이었는데 벤티(591ml) 사이즈도 있고, 트렌타(887ml) 사이즈까지 있는 곳들도 있더라고요.

카페에서 보내는 시간의 온도
한국에서 카페는 '제2의 공간'이에요. 회사도 집도 아닌,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곳이죠. 주말 오후, 강남 어느 카페는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사람들로 가득해요. 대학생들은 시험 기간이면 카페를 독서실처럼 사용하고, 프리랜서들은 사실상 카페를 사무실로 쓰죠. 저도 주말마다 집 근처 카페에서 4-5시간씩 머물며 글을 쓰거든요.
일본은 얼핏 보면 한국과 비슷하게 카페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고 느껴질 수 있어요.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며 메뉴도 다양하고 북적이거든요. 그러나, 큰 차이가 있는데 바로 노트북 등으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콘센트를 여러개 배치하는 모습은 일본에서 볼 수 없어요. 일본은 기본적으로 콘센트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매너이니 만약 여행 간다면 주의하도록 해요.
인테리어가 말해주는 카페의 정체성
한국 카페의 가장 큰 특징은 '인스타그래머블'한 인테리어예요. 요즘 핫한 성수동이나 연남동 카페를 가보면, 각 카페마다 확실한 콘셉트가 있어요. 미니멀한 콘크리트 벽에 드라이플라워가 걸린 곳, 빈티지 가구로 가득한 레트로 콘셉트, 아예 갤러리처럼 꾸며진 공간까지. 사람들은 커피보다 인테리어를 먼저 사진으로 찍죠. 한국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곳을 넘어, 복합 문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어요.
반면 이탈리아의 카페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실내 장식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빈티지한 샹들리에, 벨벳 소파, 대리석 테이블. 변하지 않음 자체가 가치인 거예요. 인스타그램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시간이 쌓인 공간이죠.

커피와 함께하는 디저트 문화
한국 카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디저트예요. 크루아상, 마카롱, 티라미수 같은 클래식부터 말차 케이크, 흑임자 마들렌, 쌀 디저트 같은 한국적 변주까지. 카페 진열장은 항상 화려한 디저트로 가득하죠. 저도 카페 갈 때마다 음료만큼 디저트 고르는 시간이 길어요.
특히 브런치 카페 문화는 한국만의 독특한 현상이에요. 주말 오전, 합정이나 이태원의 브런치 카페는 웨이팅이 기본이죠. 에그베네딕트, 팬케이크, 아보카도 토스트 같은 메뉴를 커피와 함께 즐기는 게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 됐어요.
반면 해외에서는 디저트가 메인이 되지 않는 곳들도 많은 것 같았어요. 디저트보단 커피가 메인인 것이죠.

한국과 해외의 카페 문화는 달라요. 하지만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말할 순 없어요. 중요한 건 커피 한 잔을 통해 나만의 시간을 어떻게 채우느냐는 거니까요. 오늘 당신의 카페 시간은 어떤 모습인가요? 바쁘게 테이크아웃하는 아침이든, 느긋하게 앉아 책을 읽는 오후든, 그 시간이 당신에게 작은 여유가 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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