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오사카로 이동하던 어느 겨울날, 저는 두 가지 선택지 앞에 섰습니다. 빠르지만 비싼 신칸센, 느리지만 저렴한 고속버스. 단순한 교통수단의 차이가 아니라 여행 루틴 전체를 바꾸는 결정이었습니다. 일본을 자주 오가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봤을 이 선택, 생활 패턴과 예산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아침형 인간 vs 야행성, 이동 시간이 루틴을 결정한다
신칸센은 아침 일찍 일어나 활동하는 분들에게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도쿄-오사카 기준 약 2시간 30분, 아침 7시에 출발하면 오전 10시 전 목적지에 도착해 하루를 온전히 쓸 수 있습니다. 반면 고속버스는 대부분 심야 운행으로, 밤 11시에 출발해 다음 날 아침 7시쯤 도착하는 구조입니다.
예전 제 루틴은 신칸센 중심이었습니다. 호텔에서 아침 먹고, 역까지 걸어가고, 깔끔하게 이동하는 패턴. 그런데 3박 4일 일정이 5회 정도 반복되자 교통비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고속버스를 섞어 쓰기 시작했고, 이동 동선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비용 대비 효율, 생활비 절약으로 이어지는 선택
신칸센 편도 요금은 약 13,000엔(13만 원), 고속버스는 3,000~6,000엔(3~5만 원) 수준입니다. 왕복 기준으로만 봐도 10만 원 이상 차이가 납니다. 이 금액이면 현지에서 맛집 두세 곳을 더 가거나, 숙소 등급을 올릴 수 있습니다.
예전 저는 "시간이 돈"이라며 무조건 신칸센을 탔습니다. 하지만 야간버스를 타본 후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잠자는 시간을 이동에 쓰니 체감 시간은 오히려 짧았고, 아침 일찍 도착해 조조 할인으로 관광지를 먼저 돌 수 있었습니다. 생활비 절약이 단순히 돈을 아끼는 게 아니라, 여행의 질을 높이는 전략이 된 셈입니다.

공간과 편안함, 이동 중 휴식의 질이 다르다
신칸센은 넓은 좌석, 자유로운 이동, 화장실·매점 이용이 편리합니다. 노트북을 펼쳐 작업할 수도 있고, 간식을 먹으며 창밖 풍경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반면 고속버스는 좌석이 좁고, 커튼을 치고 어두운 상태로 운행되며, 중간 휴게소에서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짐 관리와 동선, 실전에서 느낀 차이
신칸센은 좌석 위 선반에 캐리어를 올리거나 좌석 뒤편 공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역 내 이동도 비교적 수월하고, 플랫폼에서 바로 탑승 가능합니다. 고속버스는 트렁크에 큰 짐을 맡기고 작은 가방만 들고 타야 하며, 버스터미널이 도심에서 떨어진 경우가 많아 환승이 필요합니다.
제 경험상 캐리어 하나, 백팩 하나 정도의 짐이라면 신칸센이 압도적으로 편합니다. 하지만 쇼핑을 많이 해서 짐이 늘어난 귀국길에는 고속버스가 오히려 나았습니다. 트렁크에 모두 맡기고 몸은 가볍게, 밤새 자고 일어나니 집 근처 터미널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동선을 미리 계획하면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일정 유연성과 예약 난이도
신칸센은 당일 구매도 가능하고, 자유석을 이용하면 예약 없이도 탑승할 수 있습니다. 일정 변동이 잦은 출장이나 즉흥 여행에 유리합니다. 고속버스는 사전 예약이 필수이며, 인기 노선은 2주 전부터 마감되기도 합니다. 특히 연휴 기간에는 좌석 확보가 어렵습니다.
저는 두 가지를 섞어 씁니다. 일정이 확정된 구간은 고속버스로 미리 예약해 비용을 아끼고, 변동 가능성이 있는 구간은 신칸센으로 여유를 둡니다. JR패스를 보유한 경우 신칸센 무제한 탑승이 가능하므로, 패스 보유 여부에 따라 전략을 달리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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