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군마현 구사쓰 온천에서는 나무판으로 뜨거운 온천수를 리듬에 맞춰 저으며 식히는 '유모미'라는 독특한 전통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어요. 단순히 물을 식히는 행위를 넘어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문화 공연이자 체험 프로그램으로, 일본 온천 문화의 실용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명물이에요. 구사쓰 온천을 방문한다면 네쓰노유에서 유모미 공연을 관람하거나 직접 참여해 에도 시대부터 이어진 온천 문화를 몸소 느껴볼 수 있답니다.

50도가 넘는 온천수를 식히는 에도 시대의 지혜
구사쓰 온천의 원천 온도는 약 50~90도에 달해요. 이 정도면 그냥 들어가기엔 너무 뜨겁죠. 보통은 찬물을 섞어 온도를 낮추지만, 구사쓰 온천은 산성이 강한 유황천이라 물을 섞으면 온천 성분이 희석돼 효능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에도 시대 사람들은 물을 섞지 않고 온도를 낮추는 방법을 고안했고, 그것이 바로 '유모미'예요.
긴 나무판으로 온천수를 일정하게 저으면 자연스럽게 물이 식고, 동시에 공기와 접촉하며 수질도 부드러워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과학적 원리에 기반한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방식이에요. 이 과정에서 지루함을 덜고 리듬을 맞추기 위해 "쿠사츠 요이토코, 이치도와 오이데(쿠사츠는 좋은 곳, 한번 와보세요)"라는 구성진 민요를 부르며 작업했고, 이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관광 명물이 된 거예요.

네쓰노유에서 만나는 유모미 공연과 체험
구사쓰 온천의 중심부, 유바타케(온천 밭) 근처에 위치한 '네쓰노유'는 유모미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시설이에요. 이곳에서는 전통 의상을 입은 공연자들이 나무판을 들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유모미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공연 시간은 약 20분 정도이며, 관람 후에는 관광객도 직접 나무판을 들고 유모미를 체험해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요.
실제로 해보면 생각보다 팔에 힘이 들어가고, 리듬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아요. 하지만 그만큼 옛 사람들의 노고와 전통의 가치를 몸으로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기도 해요. 공연은 보통 하루 6회 정도 진행되며, 시즌에 따라 시간이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나 SNS에서 최신 정보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유바타케와 함께 즐기는 구사쓰 온천 문화
유모미는 구사쓰 온천의 상징인 유바타케와 함께 이 지역 문화를 대표하는 체험이에요. 유바타케는 온천수가 솟아나는 중앙 광장으로, 밤이면 조명과 함께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내요. 유모미 공연을 본 뒤 유바타케를 산책하며 온천 마을의 정취를 느끼는 코스가 정석이에요.
구사쓰 온천은 접근성도 좋아요. 도쿄에서 JR과 버스를 이용하면 약 3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어요. 당일치기도 가능하지만, 온천 료칸에서 1박을 하며 여유롭게 즐기는 것을 더 추천해요. 료칸에서도 유모미 방식으로 관리된 온천수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아요.
비교해보면 다른 온천 지역도 각각의 전통이 있지만, 유모미처럼 공연과 체험으로 상품화되어 접근성이 높은 경우는 드물어요. 하코네나 벳푸 온천은 온천수 질이나 규모 면에서 뛰어나지만, 문화 체험 측면에서는 구사쓰의 유모미가 독보적이에요.

유모미가 주는 현대적 의미와 여행의 가치
유모미는 단순한 관광 상품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온천 문화의 상징이에요. 찬물을 섞지 않고 온천 성분을 보존하는 방식은 오늘날의 환경 보호와도 맥이 닿아 있어요. 또한 노동을 예술로 승화시킨 사례로, 일본의 장인 정신과 미학을 엿볼 수 있는 창구이기도 해요.
여행자 입장에서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몸으로 직접 참여하는 오감 만족형 체험이라는 점이 큰 매력이에요. 사진만 찍고 지나치는 관광지와 달리, 유모미는 그 과정에 직접 들어가 문화를 체화하는 경험을 선사해요.
다만 유모미가 모든 사람에게 완벽한 체험은 아닐 수 있어요.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고, 공연 시간이 정해져 있어 일정 조율이 필요하며, 성수기에는 예약이 필수일 수도 있어요. 대안으로는 유바타케 산책이나 족욕, 온천 박물관 관람 등을 함께 고려하면 좋아요.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