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시작된 일본 오염수 방류 이슈로 국내 소금 사재기가 일어났고, 이제 그 후폭풍이 염전에 직격탄이 되고 있어요. 일시적 공포 소비가 어떻게 전통 산업을 무너뜨리는지, 지금 우리 염전의 현실을 들여다봐요.

사재기 열풍, 그 이후의 참담한 현실
2023년 하반기,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 소식이 전해지자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소금이 동났어요. 20kg 소금 포대를 서너 개씩 사재기하는 사람들이 속출했고, 당시 염전 업체들은 주문 폭주로 야간 작업까지 했죠.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예요. 창고에 쌓인 천일염은 팔리지 않고, 신규 생산분은 출하조차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요.
염전 주인들은 "작년에 3년치 소금을 미리 다 팔아버린 셈"이라고 말해요. 문제는 소금이 상하지 않는 식품이라는 점이에요. 가정마다 쌓아둔 소금 재고가 2~3년은 거뜬히 버틸 분량이라 신규 수요가 거의 없는 거죠. 염전은 계절에 맞춰 생산하는 1차 산업인데, 수요 예측이 완전히 무너지면서 생산-유통-판매 전체 사이클이 마비된 상태예요.

망해가는 염전, 세 가지 위기 신호
첫 번째는 생산 중단이에요. 신안, 태안, 영광 등 주요 염전 지역에서는 올해 생산량을 줄이거나 아예 멈춘 곳도 있어요. 천일염은 5~9월 건조기에 집중 생산하는데, 작년 재고가 남아있으니 새로 만들 이유가 없는 거죠. 소금밭을 방치하면 시설 유지비만 들고, 재가동하려면 다시 큰 비용이 들어요.
두 번째는 가격 폭락이에요. 일반 천일염 도매가가 kg당 1000원대까지 떨어졌어요. 생산원가를 간신히 맞추는 수준이라 염전 운영자들은 손해를 감수하며 재고를 처리하거나, 아예 판매를 포기하고 창고에 보관 중이에요. 3년 이상 숙성 천일염이나 프리미엄 제품도 타격을 받고 있죠.
세 번째는 후계자 단절이에요. 원래도 고령화와 중노동으로 후계자가 부족했는데, 이번 사태로 "염전은 미래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어요. 30~40대 젊은 염전 운영자들조차 폐업을 고민하고 있고, 실제로 몇몇 염전은 문을 닫았어요. 한번 끊긴 기술과 경험은 복구하기 어려워요.
소금, 왜 이렇게 오래 쌓아뒀을까
대부분의 가정이 소금을 과도하게 사재기한 이유는 단순해요. 공포 마케팅과 정보 과잉이에요. "오염수 방류 후에는 깨끗한 소금을 못 먹는다"는 루머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고, 많은 사람이 검증 없이 따라 샀죠. 실제로는 국내 천일염은 대부분 서해안에서 생산되고, 과학적 검증 결과 방사능 수치는 기준치 이하로 안전하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이미 소금은 집집마다 쌓여있었어요.

염전을 살리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전문가들은 "수요 정상화까지 최소 2~3년 걸린다"고 전망해요. 그동안 염전이 버티려면 정부 지원과 소비자 인식 전환이 필요해요. 농림축산식품부는 천일염 공공비축 확대와 수출 지원을 검토 중이지만, 단기 효과는 제한적이에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프리미엇 천일염, 구운 소금, 죽염 같은 가공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일반 천일염보다 재고 부담이 적고, 염전에 실질적 수익이 돌아가요. 또 지역 직거래나 로컬 마켓에서 소량 구매하면 유통 마진 없이 생산자에게 직접 도움이 돼요.
염전을 관광 자원화하는 시도도 주목할 만해요. 신안 증도, 태안 천리포 등에서는 염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소금 채취, 소금 스크럽 만들기, 염생식물 탐방 등을 결합한 체험은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예요. 염전이 단순 생산지가 아니라 문화·교육 공간으로 확장되면 지속 가능성이 높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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