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피라미드 앞에 웅장하게 자리 잡은 스핑크스. 사자의 몸에 인간의 얼굴을 한 이 거대한 석상은 45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막의 모래바람을 맞으며 우리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요. "나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고대 이집트인들은 어떤 기술로, 어떤 목적으로 이 거대한 조형물을 만들었을까요? 오늘은 스핑크스의 제작 과정과 그 비밀을 함께 파헤쳐 볼게요.
스핑크스라는 단어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지만, 이집트에서는 '셰셉 앙크(Shesep ankh)', 즉 '살아있는 형상'이라 불렀어요. 단순한 석상이 아니라 파라오의 힘과 신성을 상징하는 수호자였던 거죠.

스핑크스, 그 압도적인 규모
가장 유명한 기자의 대스핑크스는 길이 73미터, 높이 20미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예요. 얼굴만 해도 5미터가 넘고, 발 하나의 길이가 15미터에 이르죠. 이 정도 규모의 석상을 고대에 만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예요.
대부분의 고고학자들은 이 스핑크스가 기원전 2500년경, 고왕국 시대 제4왕조의 카프레 왕 시기에 만들어졌다고 보고 있어요. 카프레 왕의 피라미드 바로 앞에 위치한 것도 이런 추정을 뒷받침하죠. 스핑크스의 얼굴이 카프레 왕을 닮았다는 분석도 있어요.

제작 방식의 비밀, 자연 암반을 깎아내다
그렇다면 고대 이집트인들은 어떻게 이 거대한 석상을 만들었을까요? 가장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이론은 '자연 암반 조각설'이에요. 피라미드를 건설할 때 주변의 석회암을 채석했는데, 그 과정에서 남은 거대한 석회암 덩어리를 그대로 활용해 스핑크스를 조각했다는 거예요.
실제로 스핑크스 주변 지형을 보면 U자 형태의 거대한 도랑이 둘러싸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석재를 채취한 흔적이라고 해요. 즉, 돌을 옮겨온 게 아니라 원래 있던 바위를 깎아낸 거죠. 이 방식이라면 수십 톤짜리 돌을 옮기는 수고를 덜 수 있었을 거예요.
당시 사용된 도구는 구리 끌, 돌망치, 나무 쐐기 등이었어요. 구리 끌로 석회암 표면에 홈을 내고, 나무 쐐기를 박은 뒤 물을 부어 팽창시켜 돌을 쪼개는 방식이었죠. 석회암은 비교적 무른 편이라 이런 원시적인 도구로도 충분히 작업이 가능했어요.
수천 명의 노동력과 정교한 계획
스핑크스 제작에는 수천 명의 숙련된 석공과 노동자가 투입되었을 거예요. 최근 연구에 따르면 피라미드 건설에 동원된 사람들은 노예가 아니라 급여를 받는 노동자였다고 해요. 스핑크스 작업도 마찬가지였을 가능성이 커요.
먼저 전체적인 형태를 대략적으로 깎아낸 뒤, 점차 세부적인 조각을 더해가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을 거예요. 얼굴 부분은 특히 정교하게 작업했을 텐데, 파라오의 신성함을 표현하기 위해서였죠. 몸통은 상대적으로 단순하게 처리되었고요.
흥미로운 점은 스핑크스가 원래는 화려한 색으로 칠해져 있었다는 거예요. 얼굴은 붉은색, 머리 장식인 네메스는 파란색과 노란색 줄무늬로 장식되어 있었다고 해요. 지금은 오랜 세월 풍화되어 회색 돌덩이로 보이지만, 당시엔 눈부시게 화려했을 거예요.

시간이 남긴 흔적, 풍화와 복원의 역사
스핑크스는 수천 년 동안 사막의 모래에 묻혀 있다가 드러나기를 반복했어요. 이집트의 건조한 기후 덕분에 보존될 수 있었지만, 동시에 모래바람과 습기, 대기오염으로 인해 심각하게 손상되었죠.
특히 코 부분이 크게 훼손된 것으로 유명한데, 14세기 이슬람 성직자가 우상숭배를 막기 위해 파괴했다는 설, 나폴레옹 군대의 대포 연습 중 부서졌다는 설 등 여러 이야기가 전해져요. 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어요.
현재도 이집트 정부와 국제 전문가들이 협력해 스핑크스 보존 작업을 계속하고 있어요. 풍화된 부분을 보강하고, 지하수 침투를 막고, 관광객 접근을 제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죠.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