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11월 1일, 한 영국인 남자가 두 발로 지구를 걷기 시작했어요. 그로부터 27년이 지난 지금, 칼 부쉬비는 여전히 걷고 있어요. 칠레에서 시작해 아메리카 대륙을 종단하고, 베링 해협을 건너 아시아를 지나, 2025년 1월 현재 헝가리까지 도착한 그의 발걸음은 약 58,000km에 달한다고 해요. 오는 10월이면 그는 마침내 고향 영국에 도착할 거예요.
한 사람의 삶이 오롯이 '걷기'라는 행위로 채워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우리가 일주일 휴가를 내어 떠나는 여행과는 차원이 다른, 거의 반평생을 바친 이 여정을 들여다보면 인간의 의지와 끈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돼요.
다리엔 갭과 베링 해협을 건넌 극한의 여정
칼 부쉬비의 여정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그가 마주한 극한의 장애물들이에요. 2001년, 그는 '다리엔 갭'이라 불리는 파나마와 콜롬비아 사이의 밀림 지대를 통과했어요. 이곳은 독사, 전갈, 무수한 벌레들이 득실거리고, 마약 갱들이 숨어 있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정글 중 하나예요.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이 구간을 비행기로 우회하지만, 부쉬비는 오직 두 다리로만 통과하겠다는 원칙을 지켰어요.
2006년에는 더 놀라운 일을 해냈어요. 베링 해협을 걷고 수영해서 건넌 거예요. 알래스카와 러시아를 잇는 이 얼음 바다를 사람의 힘만으로 건넌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에요. 그리고 2008년에는 카스피해를 31일 동안 수영해서 건넜어요. 이쯤 되면 그의 여정은 단순한 도보 여행을 넘어 인간 한계에 대한 도전으로 읽혀요.

2026년 10월, 27년 만의 귀향
2026년 1월 11일, 부쉬비는 헝가리에 도착했어요. 이제 영국까지는 몇 개국만 남았어요.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를 거쳐 드디어 영국 해협을 건너는 날이 올 거예요. 10월로 예정된 그의 귀향은 단순히 한 사람의 여정이 끝나는 게 아니라, 인류의 도전 정신이 증명되는 순간이 될 거예요.
27년이라는 시간 동안 세상은 얼마나 많이 바뀌었을까요?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SNS가 일상이 되고, 팬데믹을 겪고, AI가 우리 곁에 왔어요. 그런데 한 사람은 여전히 묵묵히 걷고 있었어요.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결국 인간의 두 다리로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것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걸 그가 증명하고 있어요.

칼 부쉬비는 2025년 10월, 27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가요. 그의 발걸음이 멈추는 그 순간, 우리는 인간이 얼마나 먼 곳까지 갈 수 있는지,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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