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이면 설원과 슬로프로 뒤덮이는 삿포로 국제스키장은 10월 초부터 중순까지 짧은 기간 동안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리프트 대신 곤돌라가 움직이고, 스키 장비 대신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산록 탑승장 앞에 줄을 선다. 해발 630m 지점에서 1,100m 산정까지 약 15분간 이어지는 이 구간은 고도에 따라 단풍의 색이 달라지는 과정을 공중에서 지켜볼 수 있는 코스다.
산록 탑승장, 곤돌라에 오르기 전
탑승장은 스키장 베이스 건물 옆에 자리한다. 오전 9시 30분부터 운행을 시작하며, 상행 마지막 탑승은 오후 3시다. 표를 끊고 곤돌라 앞에 서면 창이 넓은 6인승 캐빈이 천천히 다가온다. 문이 열리면 좌석을 고르고 앉는다. 진행 방향 왼쪽 좌석은 올라가는 동안 계곡 쪽 숲을 가까이 볼 수 있고, 오른쪽 좌석은 이시카리 평야 방향 시야가 트인다.
곤돌라가 출발하면 바닥이 지면에서 떨어지고, 첫 번째 지주를 지나며 고도가 오르기 시작한다. 산록 주변은 아직 녹색이 남아 있는 나무가 섞여 있다. 10월 초에는 단풍이 덜 물든 나무가 많고, 10월 중순에는 붉고 노란 색이 산 아래까지 내려온다.
올라가며 달라지는 색의 농도
곤돌라는 일정한 속도로 경사를 따라 오른다. 지면과의 거리가 멀어지고 나무 꼭대기가 눈높이 아래로 내려간다. 5분쯤 지나면 산 중턱 구간에 들어서고, 이때부터 단풍의 색이 진해지는 것이 눈에 띈다. 같은 나무라도 고도가 높은 쪽이 먼저 물들기 때문에, 아래쪽은 연한 노란색, 위쪽은 주황과 붉은색이 섞인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다.
중간 지점을 지나면 곤돌라 아래로 계곡이 보인다. 바람이 불면 나뭇잎이 흔들리고, 그 움직임이 색의 층을 더 또렷하게 드러낸다. 10분이 지날 무렵 곤돌라는 산 정상 가까이 다가서고, 이 구간부터는 시야가 숲 너머로 넓어진다. 날씨가 맑으면 이시카리 평야와 오타루항 쪽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정 전망대에서 보이는 것들
해발 1,100m 산정에 내리면 전망대 데크가 나온다. 데크는 두 방향으로 나뉘어 있고, 한쪽은 이시카리만 방향, 다른 쪽은 산 능선 방향을 향한다. 이시카리만 쪽을 보면 평야와 바다가 수평선처럼 이어지고, 날씨에 따라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흐릿하게 보일 때도 있다.
능선 쪽은 단풍이 물든 산들이 겹쳐 보인다. 가까운 산부터 먼 산까지 색의 농도가 다르고, 그 차이가 거리감을 만든다. 바람이 강한 날에는 데크에 오래 서 있기 어렵다. 10월 중순 산 위 기온은 평지보다 5도에서 7도 낮고, 바람까지 불면 체감 온도는 더 떨어진다.
내려오는 곤돌라, 다시 보이는 풍경
하행 곤돌라는 같은 경로를 따라 내려간다. 올라갈 때와 반대 방향 좌석에 앉으면 오를 때 보지 못한 쪽 풍경을 볼 수 있다. 내려오는 동안에는 산 전체의 윤곽이 더 또렷하게 보인다. 고도가 낮아지면서 단풍의 색이 다시 연해지고, 산록에 가까워질 무렵에는 녹색 나무가 다시 섞여 나타난다.
탑승장에 도착하면 곤돌라에서 내려 출구로 향한다. 베이스 건물 안에는 휴게 공간과 매점이 있고, 따뜻한 음료를 파는 자판기가 놓여 있다. 곤돌라를 타기 전후로 이곳에서 몸을 녹이거나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운영 시기와 준비 사항
단풍 곤돌라는 매년 10월 초부터 중순까지 운행한다. 정확한 운영 기간은 단풍 상태와 날씨에 따라 달라지므로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 확인이 필요하다. 요금은 성인 1,500엔, 초등학생 800엔, 65세 이상 1,300엔 수준이다. 상행 마지막 탑승 시간은 오후 3시이므로, 여유 있게 오르려면 오후 2시 전에 도착하는 것이 안전하다.
산 위는 평지보다 기온이 낮고 바람이 강하다. 긴팔 겉옷이나 바람막이를 챙기고, 신발은 걷기 편한 것을 신는다. 전망대 데크는 계단과 경사가 있어 이동 편의를 고려한 준비가 필요하다. 날씨가 흐리거나 안개가 끼면 시야가 제한되므로, 맑은 날을 골라 방문하는 것이 좋다.
10월은 홋카이도에서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다. 삿포로 국제스키장 곤돌라는 이 시기에만 운행하며, 겨울 설원을 오르는 리프트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산을 경험하게 한다. 같은 장소가 계절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코스다.
본 기사에 언급된 요금·운영시간 등은 변동될 수 있어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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