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시대부터 이어져 온 전통 한과 약과가 최근 '약켓팅(약과+티켓팅)'이라는 신조어와 함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어요. 포털 사이트 데이터에 따르면 '약과' 관련 검색량은 최근 2년 사이 약 3배 이상 급증했으며, 유명 약과 브랜드의 경우 출시와 동시에 1분 만에 매진되는 사례가 빈번할 정도죠. 궁중의 고급 디저트였던 약과가 지금은 MZ세대가 열광하는 K-디저트로 재탄생했습니다. 천년을 이어온 약과의 변천사를 깊이 있게 살펴볼게요.

고려 시대부터 시작된 약과의 뿌리
약과는 고려 시대 불교 문화와 함께 발달한 유밀과 계열의 과자입니다. 밀가루를 참기름에 반죽하고 꿀이나 조청에 담그는 방식은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조리법이었죠.
옛 문헌인 '고려사' 등에 따르면, 당시 꿀은 약처럼 귀하게 여겨졌기에 꿀이 들어간 과자라는 뜻에서 '약과(藥果)'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기름에 지진 밀가루 과자에 꿀을 더한다는 개념은 당시 왕실과 귀족만이 누릴 수 있는 사치품이자, 불교 의식용 공양물로 쓰이는 귀한 음식이었음을 의미합니다.
조선 시대 궁중과 사대부의 고급 간식으로
조선 시대에 들어서며 약과는 지금 우리가 아는 형태와 유사하게 정교해졌습니다. 기름에 튀긴 뒤 꿀에 재우는 과정이 체계화되었고, 왕실의 연회나 혼례, 제례 등 중요한 국가 행사에 빠지지 않는 필수 요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당시 약과는 정교한 문양을 찍어내는 약과판을 사용해 시각적인 아름다움까지 극대화했습니다. 사대부 가문에서는 손님 접대용으로 약과를 내놓는 것을 집안의 격을 드러내는 척도로 삼았으며, 이는 현대의 파인 다이닝 디저트와 비견될 만한 가치를 지녔습니다.
근현대 명절과 제사 음식으로 대중화
이후 약과는 명절이나 제사상에 오르는 대중적인 과자로 변화했습니다. 1970년대 이후 대량 생산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일반 가정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간식이 되었죠.
다만, 서구식 디저트의 홍수 속에서 약과는 한동안 '명절에만 먹는 낡은 간식'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대형마트 판매량 통계를 보면 2010년대 중반까지 약과는 명절 기간 외에는 소비가 급감하는 계절성이 뚜렷한 품목이었습니다.

약켓팅과 K-디저트로 화려한 재탄생

최근 약과는 '약켓팅'이라는 신조어를 낳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단순히 전통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약과와 쿠키를 합친 '약과 쿠키', '약과 아이스크림' 등 변주된 제품들이 MZ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실제로 주요 편의점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약과를 활용한 디저트 카테고리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50% 이상 성장했습니다. SNS 플랫폼에서는 '약과 맛집' 리스트가 공유되고, 한옥 카페를 중심으로 전통차와 약과를 세련되게 즐기는 문화가 정착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한국 고유의 맛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는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렌드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과거의 약과가 격식과 예의를 상징했다면, 현재의 약과는 개인의 취향과 경험을 공유하는 문화적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천년의 세월을 견뎌온 약과의 유연한 변신은 한국 디저트 시장이 가진 무한한 확장성을 증명합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끊임없이 진화하는 약과는 단순한 간식을 넘어 한국 음식 문화의 자부심을 상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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