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가 가을 시작이라고? 아직 한여름인데 왜 그럴까
달력을 보니 벌써 입추가 지나갔네요. 24절기상 가을의 시작이라는데, 밖은 여전히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요. "이렇게 더운데 가을이라니?" 하는 의문이 드는 게 당연합니다. 오늘은 입추의 의미와 함께 왜 입추인데도 여전히 더운지, 그리고 입추 이후 실제로 달라지는 점들을 정리해드릴게요.

입추는 정확히 무엇일까요?
입추(立秋)는 24절기 중 13번째 절기로, 보통 매년 8월 7일에서 8일 사이에 찾아와요. '가을이 시작된다'는 뜻의 한자어로, 전통 농경사회에서는 이날을 기준으로 계절이 여름에서 가을로 전환된다고 봤습니다.
24절기는 원래 중국 화북 지방의 기후와 태양 위치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체계예요. 태양이 황경 135도에 이르는 시점을 입추로 정했는데, 이는 천문학적 기준이지 실제 날씨와 직접 연결되는 건 아니랍니다. 우리나라의 기후는 화북 지방과 다르기 때문에, 절기와 체감 계절 사이에 시간차가 생기는 거예요.
한국 기상청은 일평균 기온이 20도 미만으로 내려간 뒤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을 기상학적 가을의 시작으로 봅니다. 서울 기준으로 보통 9월 중순에서 하순쯤이 이에 해당하죠.
입추인데 왜 이렇게 더울까요?
입추가 지나도 한동안 더위가 계속되는 이유는 땅과 바다가 여름 동안 축적한 열기 때문이에요. 태양의 위치는 가을을 향해 움직이고 있지만, 지표면은 아직 여름의 뜨거운 에너지를 품고 있는 상태랍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8월 초가 1년 중 가장 더운 시기예요. 실제로 서울의 평균 기온 통계를 보면 8월 상순이 한여름 더위의 정점이거든요. 입추가 딱 이 시기에 오다 보니 "가을이라는데 왜 이렇게 덥지?"라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거예요.
게다가 입추 이후에도 말복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요. 삼복더위의 마지막인 말복은 입추 이후에 오는 첫 번째 경일(庚日)이라서, 입추와 말복이 겹치거나 입추 뒤에 말복이 오게 된답니다.
입추 이후 실제로 달라지는 점은 무엇일까요?
체감상 여전히 덥지만, 자연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해요. 가장 눈에 띄는 건 일교차가 벌어진다는 거예요. 낮에는 여전히 덥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예전보다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죠.
해가 지는 시간도 눈에 띄게 빨라져요. 7월만 해도 저녁 7시 반까지 환했는데, 8월 중순이 지나면 7시만 돼도 어둑어둑해지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일조 시간이 줄어드는 건 가을로 가는 확실한 신호랍니다.
농사 일정도 입추를 기점으로 바뀌어요. 이때부터는 가을 농사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김장 배추나 무 같은 가을 채소 파종 시기가 다가옵니다.

입추와 말복은 어떤 관계일까요?
입추와 말복의 관계는 해마다 조금씩 달라 보일 수 있지만, 규칙이 있습니다. 말복은 입추 이후 첫 번째 경일(庚日)로 정해지기 때문에, 말복은 항상 입추 뒤에 오거나 입추와 겹치게 됩니다.
2025년의 경우 입추는 8월 7일이고, 말복은 8월 9일이라서 입추 이틀 뒤에 말복이 찾아오네요.
"말복이 지나면 아무리 더워도 가을 바람이 분다"는 속담도 있어요. 실제로 말복이 지나고 나면 체감상 더위가 한풀 꺾이는 걸 느낄 수 있죠. 입추와 말복이 겹치는 시기가 바로 한여름에서 초가을로 넘어가는 전환점인 셈이에요.
입추에는 어떤 음식을 먹을까요?
입추만을 위한 특별한 전통 음식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예로부터 이맘때면 제철을 맞은 식재료로 더위를 이겨냈습니다. 대표적으로 수분과 비타민이 풍부한 복숭아와 옥수수를 즐겨 먹었으며, 원기 회복에 좋은 전복도 입추 무렵 제철을 맞습니다.
또한 입추 직후에 말복이 있는 경우가 많아, 더위로 지친 몸에 단백질과 영양을 보충해주는 삼계탕이나 장어 같은 보양식을 챙겨 먹는 것도 흔한 풍경입니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제철을 맞는 배도 입추 즈음부터 서서히 맛이 들기 시작해요. 여름 더위로 건조해진 목을 촉촉하게 해주고, 환절기 기침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어요. 입추 이후에는 서서히 가을 과일과 채소가 제철을 맞이하면서 식탁도 달라지기 시작한답니다.
입추는 달력 속 하루지만, 우리에게 계절의 변화를 의식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절기예요. 아직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자연은 이미 가을을 향해 조금씩 움직이고 있어요.
오늘부터라도 아침저녁 온도 변화에 관심을 가져보세요. 어느새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입추 이후에는 일교차가 커지니 얇은 겉옷 하나 챙겨두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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