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사이 무인 주문기기 보급이 약 2.5배 늘면서 노년층의 일상 불편이 커지고 있다. 패스트푸드점, 영화관, 병원, 은행까지 무인 단말기로 바뀌면서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점점 사회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이다.
키오스크 앞에서 느끼는 자존감 저하, 단순한 불편이 아니다
최근 발표된 2025년 서울시민 디지털역량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55세 이상 고령층의 키오스크 이용 경험률은 71.7%로 나타났다. 2023년 조사 당시 약 57.1%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2023년 기준 75세 이상에서는 약 19.1%에 그쳤던 것처럼,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여전히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숫자 이면에는 뒷사람 눈치가 보여 키오스크 이용을 포기하거나, 아예 해당 장소 방문 자체를 꺼리는 어르신들의 심리적 위축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영화관 키오스크 앞에서 주름진 손으로 화면을 누르다 멈춰 서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문제는 단순히 기기를 못 다루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소외되며 느끼는 자존감 하락, 사회 활동 참여 감소, 일상 편의 제한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버스 예매, 식당 주문, 병원 접수처럼 일상에서 반복되는 상황에서 매번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은 심리적 부담으로 이어진다. 특히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재촉하는 분위기는 어르신들이 키오스크 이용을 아예 포기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반복 실습 중심 교육이 달라진 일상을 만든다
금융산업공익재단과 한국정보과학진흥협회가 진행하는 디지털 소외계층 지원사업은 단순 이론 교육이 아니라 실제 상황 기반 체험 교육으로 구성된다.
1차 교육에서는 패스트푸드점, 영화관, 은행 등 실생활에서 자주 마주치는 키오스크 화면을 그대로 재현한 실습 단말기를 활용한다. 어르신들은 주문 화면 터치, 결제 방식 선택, 영수증 확인까지 직접 손으로 눌러보며 익힌다.
2차 교육에서는 스마트폰 기본 활용, 교통·예약 서비스, 모바일 회원증 사용법 등을 다룬다. 복지관, 경로당, 도서관 등 어르신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에서 진행되며, 한 번에 많은 내용을 다루기보다 같은 동작을 여러 번 반복하며 익히는 방식이다.
교육 강사는 천천히 설명하고, 어르신들이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다시 보여준다. 빠르게 진행하지 않아 뒷사람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점이 참여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교육 참여 후 실제로 달라진 일상을 경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전에는 키오스크 앞에서 멈춰 섰던 어르신들이 직접 주문하고, 영화 예매를 스스로 완료하며, 은행 무인 창구에서 입출금 업무를 처리한다.
반복 실습을 통해 익숙해지면서 자신감이 회복되고, 사회 활동 참여 폭도 자연스럽게 넓어진다.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교육 확대에 나서고 있다
고양시 덕은지역, 충남 아산시 중앙도서관, 제주도 등 전국 각지에서 어르신 대상 디지털 교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제주도는 5월부터 AI·디지털배움터를 가동하며 AI·디지털 이해, 윤리, 실생활 활용, 안전·신뢰 교육을 포함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스마트폰 활용, 교통·예약 서비스, 키오스크 이용법 등 일상 중심 커리큘럼이 기본이다.
고속버스터미널처럼 교통 거점에서는 디지털 안내사를 배치해 현장에서 직접 도움을 제공하는 방식도 도입되고 있다. 복지관과 경로당에서는 교육용 키오스크를 설치해 실습 기회를 늘리고, 참여 어르신들이 원하는 시간에 반복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단순히 한두 번 교육을 듣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계속 접하고 익숙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교육 프로그램이 전국 모든 지역에서 균등하게 제공되는 것은 아니며, 지역별로 운영 방식과 참여 기회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거주 지역 복지관, 경로당, 도서관, 보건소 등에 문의하면 참여 가능한 교육 일정을 안내받을 수 있다. 디지털 환경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교육 내용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어 관심 있는 어르신들은 주기적으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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