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도 전조증상도 없이 갑자기 한쪽 눈이 캄캄해진다면 망막동맥폐쇄를 의심해야 한다. 눈에 생긴 뇌경색으로 불리는 이 질환은 90분이라는 짧은 골든타임 안에 치료받지 못하면 영구적인 시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망막에 산소 공급하는 동맥이 막히는 질환
망막동맥폐쇄는 망막에 혈액을 공급하는 중심 동맥이 혈전이나 색전에 의해 막히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망막은 눈 안쪽에서 빛을 감지하고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조직인데, 이곳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동맥이 갑자기 막히면 망막 조직이 손상된다. 마치 뇌혈관이 막혀 뇌경색이 생기는 것과 같은 원리다.
막힌 혈관의 위치에 따라 중심망막동맥폐쇄와 분지망막동맥폐쇄로 나뉜다. 중심 동맥이 막히면 시력이 거의 사라지는 수준으로 떨어지고, 분지 동맥이 막히면 시야 일부가 보이지 않는다. 두 경우 모두 통증은 거의 없지만 시력 저하는 갑작스럽고 심각하다. 50대 이상 중장년층과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을 가진 사람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혈전이 눈으로 흘러들어가 동맥을 막는다
망막동맥폐쇄의 주요 원인은 경동맥이나 심장에서 떨어져 나온 혈전이 망막 동맥을 막는 경우다. 동맥경화가 심해지면 혈관 벽에 쌓인 찌꺼기가 떨어져 나가 작은 혈관으로 이동하는데, 이 혈전이 망막으로 가는 동맥을 막으면 혈액 공급이 끊긴다. 혈액 공급이 중단되면 시신경 세포는 몇 분 안에 손상되기 시작하고, 90분 이후에는 회복이 어려워진다.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탄력이 떨어져 혈전이 생기기 쉽다. 흡연, 고지혈증, 심장 부정맥도 위험 요인이다. 특히 심방세동이 있으면 심장 안에서 혈전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혈전이 망막 동맥까지 도달하면 갑작스럽게 시력을 잃을 수 있다.
골든타임 90분, 늦으면 시력 회복 어렵다
망막동맥폐쇄는 증상이 나타나고 90분 안에 치료를 시작해야 시력 회복 가능성이 남는다.
망막 조직은 산소 공급이 끊기면 빠르게 괴사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 가능성이 낮아진다. 갑자기 한쪽 눈이 안 보이거나 시야 일부가 가려진다면 즉시 응급실이나 안과를 찾아야 한다.
초기 응급 처치로는 안압을 낮춰 혈류를 회복시키는 방법이 사용된다.
안구 마사지, 고압 산소 치료, 혈전 용해제 투여 등이 시도되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다. 근본적으로는 혈전이 생긴 원인을 찾아 재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경동맥 협착이나 심장 질환이 발견되면 혈관 치료나 항응고제 복용이 필요할 수 있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시력은 대부분 회복되지 않는다. 일부 환자는 빛을 느끼는 정도의 시력만 남기도 한다. 조기 발견과 신속한 치료가 시력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증상이 나타나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은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함께 혈압과 혈당을 꾸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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