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구시가지를 걷다 보면, 긴 막대로 아이스크림을 퍽퍽 자르는 판매원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장면의 주인공이 바로 터키의 전통 아이스크림 '돈두르마'입니다. 더운 여름 햇살 아래에서도 쉽게 녹지 않고 쫀득하게 늘어나는 이 특별한 디저트는, 일반 아이스크림과는 완전히 다른 식감과 제조 방식을 자랑합니다.
돈두르마가 녹지 않는 이유
돈두르마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살렙(Salep)'이라는 재료입니다. 살렙은 야생 난초 뿌리를 건조해 만든 가루로, 물과 만나면 끈적한 젤 형태가 되어 아이스크림의 밀도를 높여줍니다. 이 성분 덕분에 돈두르마는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3~4배 느린 속도로 녹으며, 심지어 실온에서 30분 이상 형태를 유지하기도 합니다. 여기에 유향나무 수지인 매스틱(Mastic)을 첨가해 껌처럼 쫀득하게 늘어나는 독특한 질감을 완성합니다.
제조 과정도 일반 아이스크림과 다릅니다. 염소젖에 살렙과 설탕을 넣고 1시간 이상 저으면서 천천히 끓인 뒤, 냉동하면서 여러 번 치댑니다. 이 과정에서 공기가 최소화되고 입자가 조밀해져, 마치 떡이나 치즈처럼 탄력 있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전통 방식으로는 하루 이상 숙성 과정을 거치기도 합니다.

염소젖이 만드는 고소한 풍미
돈두르마의 또 다른 비밀은 베이스 재료인 염소젖입니다. 일반 우유보다 지방 함량이 높아 더 진하고 고소한 맛을 냅니다. 터키 남부 카흐라만마라시(Kahramanmaraş) 지역이 원조로 알려져 있으며, 이곳에서는 아직도 전통 방식으로 염소젖 돈두르마를 만듭니다. 관광지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우유를 섞거나 대체하는 경우가 많지만, 본고장 제품은 순수 염소젖만 사용합니다.
맛은 바닐라, 피스타치오, 장미수 등 다양하지만, 가장 인기 있는 것은 피스타치오 맛입니다. 고소한 염소젖과 고급 피스타치오의 조합은 한 번 맛보면 잊기 어려운 풍미를 선사합니다.
터키 여행 준비 팁
터키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돈두르마를 맛보는 것 외에도 현지 기념품이나 특산물을 준비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때 여행용 파우치나 소분 용기가 있으면 매우 편리합니다. 터키는 향신료와 차, 전통 과자 등을 소량씩 구매해 나눠 담기 좋은 곳이기 때문입니다. 귀국 후에도 이런 소품들은 다음 여행 준비물로 재활용할 수 있으니, 미리 체크리스트에 추가해 보세요.

돈두르마는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라, 터키인들의 창의성과 자연을 활용한 지혜가 담긴 문화유산입니다.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이라는 신기함 뒤에는 수백 년간 이어온 전통 제조법과, 희귀한 난초를 지속 가능하게 활용하려는 노력이 숨어 있습니다. 여행지에서 이 특별한 맛을 경험하는 것은 단순히 입맛을 만족시키는 것을 넘어, 그 땅의 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맛보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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