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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AOA Black부터 2026년 QWER까지, 걸밴드는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2026년 10월 15일, QWER이 일본 오사카에서 두 번째 아시아 투어 'ROCKATION : ROCKET LAUNCH!!' 공연을 개최해요. 앞서 2025년 4월 도쿄 제프 신주쿠(Zepp Shinjuku)에서 첫 팬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이들은 기타·베이스·드럼·키보드를 직접 연주하며 무대를 채우고 있죠. 댄스 중심 K팝 시장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장면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악기를 든 여성 아이돌 그룹이 등장한 건 QWER이 처음은 아니에요. 2012년 데뷔한 AOA의 밴드 유닛 AOA Black, 2015년 원더걸스 밴드 체제까지, 과거에도 여러 시도가 있었거든요. 다만 대부분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어요. QWER의 아시아 투어 공연을 계기로, 댄스 중심 K팝 속에서 밴드형 여성 그룹이 어떻게 변화하며 살아남았는지 돌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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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톱스타뉴스)

AOA Black, 밴드 유닛에서 댄스 그룹으로

2012년 데뷔한 AOA는 기획 당시 '밴드 유닛 AOA Black'과 '댄스 유닛 AOA White'로 나뉘어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중 멤버 일부가 악기를 맡아 결성된 밴드 유닛 AOA Black은 2013년 7월 'MOYA'라는 타이틀곡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유닛 활동을 시작했죠. 당시 FNC엔터테인먼트는 AOA를 '댄스와 밴드를 병행하는 걸그룹'으로 기획했어요.

하지만 AOA Black의 활동은 오래가지 못했어요. 유닛 데뷔 직후 몇 차례 무대를 선보였지만, 이후 AOA는 댄스 중심 그룹으로 방향을 완전히 바꿨거든요. '짧은 치마', '심쿵해', '사뿐사뿐' 같은 댄스곡이 연이어 히트하면서 밴드 유닛은 자연스럽게 사라졌어요.

밴드 악기를 배우는 시간과 댄스 연습 시간을 병행하기 어려웠고, 방송 무대에서 악기 연주보다 안무 퍼포먼스가 더 주목받았던 거예요. AOA Black의 사례는 2010년대 초반 K팝 시장에서 밴드형 여성 아이돌이 살아남기 어려웠던 환경을 보여줘요. 음악방송 무대는 립싱크와 안무 중심 구조였고, 실제 악기 연주를 보여줄 공간은 제한적이었거든요.

원더걸스 밴드 체제, 정체성 전환의 시도

2015년 8월, 원더걸스는 정규 3집 앨범 'REBOOT'를 발표하며 밴드 체제로 전환했어요. 예은, 유빈, 선미, 혜림 네 멤버가 키보드, 드럼, 베이스, 기타를 직접 연주했고, 'I Feel You'와 이듬해 발표한 'Why So Lonely' 같은 레트로 사운드 중심 곡을 선보였죠. 데뷔 9년 차에 이뤄진 파격적인 콘셉트 변화였어요.

원더걸스의 밴드 활동은 AOA Black과 다른 배경에서 출발했어요. AOA Black이 데뷔 초 밴드와 댄스를 병행하려 한 반면, 원더걸스는 이미 대중적 성공을 거둔 팀이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 위해 밴드로 전환한 거였거든요. 멤버들은 실제로 악기를 배웠고, 앨범 수록곡 작사·작곡에도 참여했어요.

하지만 원더걸스 밴드 체제도 2017년 팀 해체와 함께 막을 내렸어요. 밴드 활동이 팀의 장기 방향으로 정착하기 전에 멤버 계약이 종료됐고, 이후 개별 활동으로 이어졌죠. 밴드 체제는 음악적으로는 신선했지만, 기존 팬층과 대중의 기대를 모두 충족시키기엔 시간이 부족했어요.

댄스 중심 시장에서 밴드가 사라진 이유

2010년대 중후반까지 K팝은 댄스 퍼포먼스 중심으로 발전했어요. 블랙핑크, 트와이스, 레드벨벳 같은 그룹이 안무와 비주얼, 음악 전체를 결합한 무대로 글로벌 인기를 얻었죠. 음악방송·시상식·콘서트 무대는 댄스 퍼포먼스에 최적화됐고, 실제 악기 연주를 보여주기엔 시간과 공간이 제한적이었어요.

밴드형 걸그룹이 지속되기 어려웠던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어요. 첫째, 악기 연습과 댄스 연습을 동시에 병행하는 건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컸어요. 둘째, 음악방송 무대는 AR 반주 위에 안무를 보여주는 구조라 악기를 직접 연주할 기회가 적었죠. 셋째, 대중과 팬들이 걸그룹에 기대하는 이미지는 댄스 퍼포먼스와 강한 비주얼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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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A Black과 원더걸스 밴드 체제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밴드형 활동을 시도했지만, 결국 댄스 중심 시장 구조 안에서 밴드 정체성을 유지하기 어려웠던 거예요.

QWER, 밴드 정체성을 중심에 둔 출발

QWER은 2023년 10월 데뷔한 4인조 걸밴드예요. 유튜버 김계란이 기획한 프로젝트로 출발했고, 멤버 시연은 일본 NMB48 출신, 나머지 멤버들은 스트리머와 크리에이터 출신이에요. QWER의 가장 큰 차이는 데뷔부터 밴드 정체성을 중심에 둔 점이었어요.

QWER은 멤버별로 고정 악기를 맡았어요. 시연은 보컬과 기타, 쵸단은 드럼, 마젠타는 베이스, 히나는 기타와 키보드를 담당하죠. 댄스 퍼포먼스를 병행하지 않고, 악기 연주와 곡 해석에 집중했어요. 타이틀곡 'Discord', '고민중독'(멜론 톱100 최고 3위), '내 이름 맑음'(멜론 톱100 최고 2위) 등은 모두 밴드 사운드 중심으로 제작되어 주요 음원 차트 최상위권을 휩쓸었고, 무대에서도 멤버들이 직접 연주했어요.

QWER의 성장은 유튜브 콘텐츠와 연결됐어요. 멤버들이 악기를 배우고 곡을 완성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공개해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입증했고, 팬들은 그 과정 자체를 응원했죠. 기존 아이돌처럼 완성된 무대를 보여주는 대신, 성장하는 밴드의 서사를 함께 만들어간 거예요.

일본 공연이 보여준 밴드형 걸그룹의 가능성

QWER은 2025년 4월 일본 도쿄 제프 신주쿠에서 첫 팬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2026년 10월에는 오사카, 도쿄 등을 포함한 아시아 9개 도시 투어를 진행하고 있어요. 2026년 6월 일본 대형 음반사 워너 뮤직 재팬과 계약을 체결한 뒤 현지 활동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중이며, 도쿄 팬 콘서트는 일본 팬들과 처음 직접 만나는 자리였죠. 공연에서는 라이브 연주와 함께 한국어·일본어 곡을 모두 선보였어요.

일본은 1970년대부터 젤다, 쇼야, 프린세스 프린세스 같은 여성 밴드가 활동했고, 1990년대에는 ZONE처럼 아이돌성과 밴드를 결합한 팀도 있었어요. QWER의 일본 공연은 이런 일본 걸밴드 전통과 한국 콘텐츠 제작 방식이 만나는 장면이었어요. 멤버 시연이 일본 아이돌 출신이라는 점도 양국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갔죠.

도쿄 팬 콘서트와 이번 오사카 투어 공연은 밴드형 걸그룹이 댄스 퍼포먼스 없이도 팬들과 호흡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요. 무대 위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곡 사이 멘트로 팬들과 이야기하며, 라이브 사운드 자체로 공연을 완성하는 거예요.

밴드형 걸그룹이 살아남는 방식

AOA Black부터 QWER까지 약 13년 동안, 밴드형 여성 아이돌은 댄스 중심 K팝 시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남으려 했어요. AOA Black은 밴드와 댄스를 병행하려 했지만 결국 댄스로 방향을 바꿨고, 원더걸스는 밴드로 전환했지만 해체로 이어졌죠. QWER은 처음부터 밴드 정체성을 중심에 두고 출발했고, 유튜브와 라이브 공연을 통해 팬층을 넓혔어요.

QWER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세 가지예요. 첫째, 댄스와 병행하지 않고 악기 연주에만 집중했어요. 둘째, 성장 과정을 콘텐츠로 공유하며 팬들과 서사를 만들었죠. 셋째, 일본 같은 밴드 문화가 익숙한 시장으로 확장했어요.

댄스 중심 K팝 속에서 밴드형 걸그룹은 더 이상 댄스 그룹과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지 않아요. 대신 라이브 사운드, 악기 연주, 팬과의 직접 소통처럼 밴드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가치로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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